임상 지식과 경험 나누는 ‘정창수동물병원’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특화
서울대 수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 수의외과임상대학원 석사 과정 후 일산동물의료원에서 11년간 외과 부원장으로 근무한 정창수 수의사가 지난 2월 경기도 고양시에 정창수외과동물병원을 개원했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특화 동물병원을 개원한 정창수 원장을 만났다.
Q. 정창수 외과동물병원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환자와 보호자, 스탭, 의료진 모두가 행복한 병원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개원을 했다. 병원의 모토도 ‘동물과 사람이 모두 행복한 병원’이다. 모든 이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해야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형, 신경외과 수술을 중심으로 일반외과와 치과, 안과까지 진료 범위를 잡고 있다. 외과 진료가 중심이기 때문에 혼자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아야 운영을 할 수 있다. 제가 잘 하는 수술을 중심으로 진료를 하면서 다른 분야인 내과, 예방의학 등의 진료는 그 분야에서 잘하시는 병원을 소개하면서 주변의 수의사분들과 상생할 계획이다.
병원의 인력은 저와 파트타임 내과 수의사가 있으며, 진료를 보조해 주는 테크니션이 4명 근무하고 있다. 5월 중 병원 진료를 도와줄 수의사가 오실 예정이다.
Q. 외과 특화 동물병원을 개원하시게 된 동기가 있으실까요.
제가 외과를 전공했다는 게 가장 큰 부분이지만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진료를 하자는 생각에 외과 특화 동물병원을 개원했다.
대학을 입학할 때에는 점수에 맞춰서 지원을 했기 때문에 동물병원을 개원하려는 계획이 없었다. 수의과대학에서 교육을 받다보니 동물에 대한 사랑과 애착이 생기게 되었고,본과에서 외과 실습을 하면서 소질이 있다고 생각해서 외과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를 하면서 자신감을 가졌다.
일산동물의료원에서의 생활도 좋았지만, 외과 수술에 주력하면서 모두가 만족스러울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 싶어 개원을 하게 됐다.
Q. 개원 인테리어에서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첫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났지만 동물들간의 접촉이 많아지면서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가 있어 환자 간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구분된 공간을 많이 뒀으며, 수술 전 환자의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도록 보호자와 환자가 동반 대기하는 공간을 별도로 만들었다.
둘째는 외과 동물병원에 필요한 수술 동선과 멸균에 신경을 많이 썼고, 수술 중에도 필요한 촬영을 할 수 있도록 X-ray실은 수술실과 붙어 있는 곳에 설치했다.
수술 후 환자의 원활한 회복을 돕기 위한 입원공간도 온도와 습도, 산소가 각 케이지별로 조절 되도록 세팅했으며, 산소 가스의 자동 공급 시스템을 설치하여 항시 100% 산소가 공급되도록 했다. 또한 진료 및 수술간 의료진과 환자들의 효율적인 동선을 최대한 고려해서 내부 시설을 구성했다.
Q. 외과는 장비 투자가 많은 분야입니다. 가장 많이 고민하신 장비가 있으신가요.
이전에 봉직의로 근무할 때는 원하는 장비나 소모품을 신청해서 사용했기 때문에 장비나 소모품 비용이 이렇게 많이 드는지 미처 몰랐다. 일산의료원에서 별다른 느낌 없이 사용하던 소모품들이 고가였기 때문에 고민도 많이 했다.
개원하면서 환자 회복에 필요한 장비들을 우선적으로 갖췄다. 그 중에서는 멸균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플라즈마 멸균기, 고압증기 멸균기를 구입했으며, 일회용 수술포와 정형외과용 멸균 수술장갑, 부착식 일회용 외과드레이프 등 감염에 신경을 많이 썼다.
수술실 내 마취와 환자모니터링 장비는 대학병원급 마취기인 GE사의 9100c NXT를 도입했으며, 수술 준비실에는 Mindray의 최신 모니터와 J&Tec사의 Paieon 마취기를 도입했다. 마취 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마취 장비에 신경 쓴 후에는 정형/신경외과 수술에 필요한 최신 전동 장비를 최대한 구입했다.
Q. 외과 이외의 진료는 지역 동물병원에 의뢰하실 계획이신가요.
외과 특화 병원이지만 기본적인 응급 환자에 대한 대처를 할 생각이다. 신경 및 정형외과, 치과, 안과 진료를 중점적으로 하면서 다른 진료가 필요한 환자가 오면 관리가 가능한 동물병원으로 진료 의뢰를 할 계획이다. 여러 동물병원과 상생하면서도 보호자와 환자가 편한 방향을 찾으려고 한다.
Q.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기억에 남는 환자는 너무 많다. 일산의료원에서는 하루 평균 1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그 중 최소 1케이스의 수술을 했다. 연간 진료는 2,500~3,000건을 했으며, 수술은 250~300건 한 것 같다. 일산의료원에서 주로 외과 환자에 대한 진단과 수술이 이뤄졌다면 그 전에 근무하던 가정동물병원에서는 다양한 환자를 진료했다. 당뇨, 쿠싱, 전염병 환자, 외과 질환 등의 다양한 환자를 진료하면서 한 환자에 대한 전체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됐다.
최근에는 많은 동물병원이 분과나 특성화가 되면서 경험하기 어려운 것들을 가정동물병원에서 배웠다.
일산의료원에서도 외과 진료가 중심이었지만 초기에는 지금처럼 분과가 세분화 되지 않아서 수술 환자의 내과적 관리에 대한 주치의로서 역할도 병행했고, 수술도 일반외과와 안과수술 등 다방면의 외과 수술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전반적인 외과 수술과 술 후 내과적 관리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다, 신경 및 정형외과 진료만 본 것은 6~7년 정도가 됐지만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서 그것들이 밑바탕이 돼 더 강점이 된 것 같다.
Q. 신경외과 강연을 주로 하시고 계십니다. 정형외과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정형외과는 크게 팔, 다리, 척추를 구성하는 모든 해부학적인 구조에 대한 진료를 한다. 그리고 팔과 다리, 척추에는 피부와 지방, 섬유조직, 뼈, 힘줄, 근육, 신경, 관절, 인대 등이 있는데 그 분야가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질환이 발생한 부위별로 세분화시켜 진료를 본다. 정형외과에서는 뼈를 중심으로 척추를 보고, 신경외과는 신경을 중심으로 척추를 보지만 수술 방식에 있어 큰 차이는 없다.
전문 분야 중 하나로 정형외과가 몸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원인을 찾아 치료를 한다면 신경외과는 신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신경들에 중심을 둔다.
Q. 신경계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분은 어떻게 공부하면 될까요.
로컬 병원에서는 특성화된 교육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도 여러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면서 신경계 질환만을 별도로 공부하기는 어렵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대학원에 입학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다.
두번째는 여러 전문적인 교육 코스를 통해 습득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원서를 읽고 사체로 연습하면서 독학으로 배웠다고 하면, 지금은 오프라인으로 배울 수 있는 코스가 많아졌다. 실습과 연계된 연수과정에서 경험을 쌓고 환자에게 적용을 한다면 조금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Q. 4월에 개최되는 수의외과학회에서는 어떤 강연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복잡한 전십자인대 질환에서의 치료 전략’을 주제로 삼았다. 그동안 했던 전십자인대 수술 중 어려웠던 케이스의 증례 위주로 소개하면서 치료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임상에서 마주치면 어려울 수 있는 복잡한 케이스의 환자를 가끔 마주할 때가 있다. 임상 수의사들이 그때 제 강의를 생각해서 진료했으면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주제를 정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위해 개원을 했다. 개원을 한 만큼 최대한 좋은 결과를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많은 수의사들과 임상 경험을 나누는 기회를 자주 가질 계획이다. 수의외과학회와 골관절학회, AO VET(국제수의정형외과학회) 패컬티로 활동하면서 강연도 준비하고 있다.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것은 나에게 있어 놓치고 싶지 않은 가치이다.
마지막으로 대학원 박사 과정 지원도 고려 중이다. 학위 과정을 통해 현재까지 다양한 수술적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가치가 있는 논문 형태의 발표 혹은 증례보고 등을 통해 학술적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욕심도 있다.
안혜숙기자 ivetclini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