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헤파필터’ 선택이 아닌 필수
동물병원 내 2차 감염예방 가능
어떠한 공간을 인테리어 하기전에 보통 예쁘거나 럭셔리한 공간 즉 시각적 요소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에 병원이라는 특수성을 첨가한다면 시각적 요소의 집착은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공간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즉 그 공간의 사용목적에 맞는 인테리어가 중요하며 병원의 경우는 청결과 쾌적함을 필수적으로 유지하여 야 하기에 인테리어 시공 전 공기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설계가 반드시 우선되어야 한다. 2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함은 물론이고 쾌적한 공간을 위한 많은 요소 중 산소발생기나 공기청정기 등 인테리어 공사 후 마련할 수 있는 내용은 배제하고, 여기서는 설계단계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환기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애초에 공간을 설계할 때 공간 전체의 공기 흐름이 자연스럽게 순환할 수 있는 구조로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물론 이후 인위적인 시스템의 설비는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공기의 순환이 흐르도록 원활하게 공간을 배치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연스럽게 천정의 높이를 다르게 하여 따뜻해진 공기가 위로올라가는 성질을 이용하거나, 기압의 차이를 유도하여 공기가 대류현상을 일으키는 구조로 만드는 것 등이 있을 수 있다. 이 부분은 단순한 설계 노하우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공간의 면적이나 구조에 영향을 받기에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설계자가 이러한 부분까지 고려하여 설계 한다면 이중 비용의 부담을 줄이며 공기의 질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헤파필터 전열교환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대상으로 에어컨 작동 시 반드시 헤파필터를 장착하라는 운영지침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병원의 전열교환기 필터는 헤파필터일까? 아쉽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보통 동물병원 인테리어 시에도 일반적으로 환기공사를 포함한다. 그러나 환기공사는 열회수형환기장치 즉 일반형 전열교환기를 설치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반병원, 무균실, 음압병실, 반도체연구소 등의 클린룸에도 일반적인 전열교환기가 설치되기에 잘못됐다 라기보다는 보편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같은 전열교환기 라도 필터나 그 기능이 각기 다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민감한 상황에서는 더욱 세심하게 필터를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동물병원이라면 무조건 헤파필터 전열교환기를 설치하라고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좋다. 다만 4~6개월 마다 필터를 반드시 교환 해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고 비용도 기존 전열교환기 보다는 다소 비싸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및 2차 감염을 방지하고 미세먼지 없는 쾌적한 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해서는 사용을 권장한다. 예전에는 산후 조리원이나 수술 관련 시설 등 특수한 경우 위주로 많이 사용되었으나 요즘은 일반 상업공간이나 일반주택에도 많이 적용하여 시공한다.
세 번째는 강제배기의 설치이다.
전열교환기와 강제배기를 병원공간에서 구분하는 이유는 뭘까? 전열교환기는 전체적으로 공기의 순환을 위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설치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약간의 냄새도 줄여주거나 외부 공기의 질이 좋지 않을 경우에도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의 질을 높여 실내의 상태를 쾌적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냄새나 오염이 심한 공간에 사용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어 별도의 강제배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강제배기는 주로 외부 공기와는 상관 없이 실내의 공기의 힘으로 외부로 배출시키는 장치이다. 그래서 동물병원처럼 냄새를 유발하는 공간이 많은 장소. 즉 소독실이나 처치실, 특히 강아지 대소변 냄새를 빨리 최소화해야 할 경우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아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강제배기를 설치하게 되면 뜨거운 열기나 가벼운 분진 등을 강제로 배출할 수 있고 환기시스템과 맞물려 기류현상을 통해 신선한 공기를 유지하는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그렇기에 적절한 위치와 공간에 강제배기를 설치하는 노하우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동물병원 인테리어 설계 단계에서 환기와 관련하여 가장 기본적으로 감안해야 하는 부분만 언급해 보았다. 유의할 부분은 위의 방법들을 통해 쾌적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배관 들로 인해 천정이 낮아지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천정고가 기본적으로 높거나 오픈 천정을 통해 배관을 예쁘게 노출 해도 무방한 구조라면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천정이 너무 낮거나 공간이 너무 좁아 별도의 공간을 할당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다른 방법으로 구성해야 하니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디자이너가 아닌 노하우가 많은 디자이너와 진행하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