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렌탈 시대 개막
리스와 렌탈로 개원하는 수의사 증가
동물 병원이 렌탈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펫닥(대표 최승용)은 최근 동물병원에서 사용되는 주요 장비에 대한 렌탈 서비스가 가능한 ‘Vet화점(www.벳화점.com)’을 오픈했다. 벳화점은 ‘동물병원 전용 통합 마켓 플레이스’로 동물병원에서 사용되는 도시바의 초음파진단기, 기가레이저, 무영등, 덴탈유닛 등 18가지의 장비에 대한 렌탈 서비스가가능하다.
또 다른 장비업체인 에스앤디메디케어(대표 김덕철)도 올해 안에 케이지에 있는 반려동물의 심장박동과 혈압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제품에 대한 렌탈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동물병원에서 사용되는 고가의 장비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빌려 사용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다시 되돌려주거나 구매하는 렌탈시대가 온 것이다.
리스와 렌탈 선택
렌탈은 기업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비싼 장비를 구매해 이를 대여해주는 상품이다. 고가의 장비를 저렴한 금액에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렌탈과 비슷한 금융 상품으로 리스가 있다. 리스는 금융회사가 돈을 빌려주어 장비를 구매하도록하는 일종의 대출 상품이다. 리스 업체를 통해 대출과 장비 구입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렌탈과 차이가 있다.
렌탈은 리스 상품과 동일한 효과를 보면서도 신용이 좋지 않아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특정 제품에 렌탈상품을 도입하기 어렵다. 렌탈업체에서 장비를 미리 구매해서 렌탈을 하는 방식으로 금융권에서 보증을 하는 리스와 다르기 때문이다. 렌탈 업체가 우선 제품을 선구매를 해야하는 만큼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도 일반 제품의 도입이 어려운 이유다. 자동차나 정수기, 매트리스등 고가의 제품이면서 구매자가 많은 일반 상품에 렌탈 상품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렌탈상품을 도입한 펫닥측은 "의료기기는 대부분 고가이기 때문에 개원시에는 대출을 통한 지출이 많아 일시불 구매가 어려워 리스를 많이 생각 하시는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신용점수 하락, 건강보험료 상승 같은 부담이 따라와 그런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렌탈 서비스를 도입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동물병원의 사용이 많으면서도 가격은 고가인 제품에 대해 우선적으로 렌탈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펫닥의 렌탈서비스는 구입한 장비와 기기 등을 서류상으로 매각한 후 대금을 입금 받고 해당 제품을 재렌탈하는 방식이다. 대출 방식과 달리 매월 납부하는 렌탈료를 전액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어 절세에 도움이 된다. 렌탈 내역에 대해 금융권에 부채로 조회되거나 반영되지 않아 신용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렌탈 기간은 최저 12개월부터 최장 60개월까지이며, 서비스 기간이 종료되면 무상으로 소유권 이전이 가능하다.
제품의 종류도 다양
현재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렌탈 장비는 동물병원에서 사용되는 고가 장비 대부분이 가능하다. 초음파진단기와 DR, 레이저, 엑스레이, 멸균기, 산소챔버 등 18가지 제품을 렌탈로 이용할 수 있다. 개원 예정인 수의사 뿐만 아니라 동물병원을 개원하고 있는 수의사들도 렌탈이 가능하다. 재활 치료를 넓히기 위해 산소챔버나 레이저 등 특정 제품에 대해서만 렌탈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동물병원에서 새로운 치료 과목을 넓히는 데에 있어 렌탈 서비스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펫닥측은 "현재는 17가지 장비에 대해서만 렌탈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관련 장비와 품목은 더욱 증가할 수 있다"며 "동물병원에서 고가의 장비를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렌탈 사업을 확대시킬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홈페이지를 통해 렌탈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다양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에스앤디메디케어는 올 해 안에 케이지 안에 있는 반려동물의 혈압과 맥박,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렌탈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동물병원에 입원해 있는 반려동물의 상태를 수의사가 어디서나 체크할 수 있어 동물병원에서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의 사양에 따라 렌탈 서비스 가격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렌탈 제품 늘어날 것
동물병원의 고가 장비 증가는 수의사들의 렌탈 시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달리 동물병원의 MRI와 CT, 엑시머레이저 등 고가 장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1억원을 넘는 고가 장비로 인해 개원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수의사들의 렌탈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도에 개원한 A원장은 "개원 선배들에게 임대보증금과 권리금, 인테리어비용을 제외하고 1억원이면 장비와 소모품 등의 구매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지금은 1억원으로는 몇 가지 장비를 구매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신제품과 중고를 섞어 구매해도 1억원으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고가 장비가 많아지면서 개원시 리스 상품을 이용하는 수의사도 많아졌다.
A장비업체측은 "개원시 소모품은 후불결제를 많이 하지만 장비의 경우 신제품은 리스나 할부 상품을 많이 이용한다"며 "임대보증금과 인테리어비용 등 모든 비용이 과거에 비해 상승해 장비 구입 비용이라도 절약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리스나 할부 상품과 큰 차이가 없어 초기 개원시 렌탈 상품에 대한 수의사들의 니즈는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렌탈 가능 한 상품이 적어 상품의 다양화에 대한 요구는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동물병원의 소비 트렌드가 소유에서 사용으로 변하고 있으며 동물병원에서 사용되는 장비의 종류가 늘어나면서 신제품도 많아지고 있다. 또한 실용성을 중시하는 수의사들이 많아지면서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한 렌탈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